2018년 봄, 나는 두 번째 철문을 나서며 주머니에 3천 원을 쥐고 있었다.
창업했던 회사는 사라졌고, 믿었던 사람들은 떠났다. 57년 인생의 절반이 무너진 자리에서, 나는 그 3천 원짜리 지폐를 한참 들여다봤다.
행운유수(行運流水) — 운은 물처럼 흐른다
노자의 도덕경은 말한다.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(上善若水). 물은 높은 곳을 다투지 않는다.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며, 결국 모든 곳을 채운다.
그날 3천 원이 내겐 물이었다. 아무것도 없지만, 흐를 수 있다는 것. 그것만으로 충분했다.
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많이 배웠다
전북 김제 빈농의 막내로 태어나 맨손으로 회사를 세우고, 두 번의 법적 위기를 겪었다. 바닥을 두 번 쳐본 사람은 안다. 바닥은 끝이 아니라, 방향이 생기는 곳이라는 것을.
2021년, 충북 영동 물한리에 7,000평 임야를 매입했다. 그 땅 위에 무엇을 세울지는 아직 공사 중이다. 하지만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. 이곳에서 나처럼 무너진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.
그래서 이 블로그를 시작한다
Again Walk. 다시 걷는다는 뜻이다.
화려한 성공 스토리를 쓰려는 게 아니다. 무너진 날의 냄새, 다시 일어선 날의 떨림,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솔직한 기록을 남기려 한다.
운은 물처럼 흐른다. 그 흐름을 막지 않고, 그저 묵묵히 걸어가는 것. 그것이 행운유수(行運流水)다.